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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詩 - 浦口의 마을 (전문)

제주큰동산 2009. 1. 7. 04:22

 

 

 

 

 

       포구(浦口)의 마을


          시  :  김  용  길

         사진 : 제주큰동산


        영주산 신령님.

        이제 그만 승천하소서.

        영실목 고개를 넘어와서

        눈꽃바람 일으키시더니

        포구의 마을 감싸안고

        괄괄 흐르는 용천수 물줄기들

        저 너른 한바당 가로지르는

        물살이 되게 하소서.


        전설을 물고 나르는 새들의 울음을

        이제는 그만 듣게 하소서.

        푸른 섬과 섬 사이

        그 옛날 여의주를 잃은 채

        바다속을 헤매던

        이무기의 슬픈 눈이 되지 않게 하소서.


        우리들 간혹

        만선의 꿈이 무너진다해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성실하고 착한 어부이게 하소서.

        <산티아고> 노인처럼

        자신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강인한 의지 하나로

        우리의 인생을 패배하지 않게 하소서.

 

        지혜의 숲에서는

        우리를 과실처럼 여물게 하소서.

        수확의 열매는

        다시 뿌리기 위함이니

        과즙의 단맛에

        우리를 취하게 하지 마소서.


        국토의 최남단 섬 끝 마을

        포구를 끼고

        천 년 만 년 우리 것 지키며 사는

        푸른 마을이 되게 하소서.


             ※ <산티아고> : 훼밍웨이 <바다와 노인> 주인공.


                2005년 6월 11일 21:00시 보목동 자리돔 축제 때 시인 김용길님 시낭송

  ― 김용길 제5시집 「바다와 섬의 이중주」에서 ―

 

 

 

첨부파일 보목자리돔축제시낭송[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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