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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극한의 남극은 시작일뿐

제주큰동산 2008. 2. 10. 12:29


 도깨비뉴스에 사막 마라톤대회 소식을 매번 전해주는 '사막의 아들' 유지성씨가 지난해 11월 20일부터 12월 1일까지 남극에서 열린 남극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완주하는 영광을 안았다.



 남극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데에는 까다로운 조건이 따른다. 1년 동안 열리는 사막 마라톤대회는 고비 사막 대회(봄), 아타카마 사막 대회(여름), 사하라 사막 대회(가을)가 있다. 이 3개의 사막 마라톤을 모두 완주하게 되면 ‘그랜드슬램’ 달성의 마지막으로 겨울 에 열리는 남극마라톤대회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유지성씨는 고비 사막 대회, 사하라 사막 대회, 아타카마 사막 대회를 완주해 2007년 그랜드슬램 자격을 얻어 남극마라톤대회에 출전했다. 이 마라톤에는 12명이 참가했다. 유지성씨는 남극 마라톤대회를 완주해 사막 마라톤 그랜드슬래머에 등극했다. 그의 그랜드슬램은 2007년 11월까지 전세계에서 27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유지성씨는 "남극 마라톤 완주는 도전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전 인생의 한가지 숙제를 마쳤 을 뿐이죠. 세상은 넓고 진귀한 도전과 모험이 가득 넘치기에 또 다른 도전을 할 겁니다"며 그랜드슬램 달성 소감을 전했다.

 도깨비뉴스는 지구의 끝 남극에서 자기 자신과의 사투를 벌인 유지성씨를 인터뷰했다.


- 남극 마라톤대회,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생소한데요. 어떤 대회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세계에는 여러 종류의 극한 오지 레이스가 많습니다. 그 중 남극 마라톤대회의 경우, 통상적으로 사막 마라톤 그랜드슬램이라고 불리는데요. 사막에서 벌어지는 시리즈 대회의 마지막 관문 역할을 합니다. 총 6개 구간에서 100~200KM 이상을 달리는 대회로, 지난해 11월 20일부터 12월 1일까지 남극에서 열렸습니다.

- 참가하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서요?
사막 마라톤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에 참가 자격의 제한이 있습니다. 남극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중국 고비사 막, 이집트 사하라 사막, 칠레 아타카마 사막 마라톤 대회를 완주해야만 합니다.

- 사막 마라톤은 언제부터 참여하신건가요?
2002년도 모로코 사하라 사막 대회를 참가했고요. 고비 사막대회, 이집트 사하라 사막대회, 아타카마 사막대회 등 지금까지 총 9번의 오지 레이스를 완주했습니다.

- 남극 마라톤대회에는 소수만이 참여했던데요.
매년 전 세계적으로 남극 마라톤대회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10~20명에게 주어집니다. 그러나 비용과 시간 기타 여건이 맞아야 만 참가할 수 있기에 모두가 항상 참가할 수 있는건 아니죠.






- 남극 마라톤에 참여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평상시 훈련을 거의 안 하는 스타일이라, 항상 현장 박치기 식으로 대회 때 전력을 기울입니다. 남극 대회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훈련은 거의 안했고요, 대신 극지를 가다보니 거기에 필요한 좋은 장비를 선택하는데 준비 시간 대부분을 투자한 것 같습니다. 그 덕분에 짐을 잃어버려도 기본 장비만으로 살아 남을 수 있었습니다.

- 남극은 쉽게 갈 수 없는 지역인데요. 참가하는데 비용은 얼마나 들었나요?
일반적인 사막 마라톤 경비는 대회별로 좀 차이가 있는데 약 350~500만원 정도 듭니다. 남극 마라톤은 사막 마라톤에 비해 몇 배의 경비가 들어서 금전적으로도 어느 정도 각오가 필요했는데요.
비용을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네요? 총 경비는 참가비, 항공비, 용품 구매, 기타 등등 약 1500만원 정도가 소요됐습니다. 저의 경우는 적금도 깨고, 상당한 '출혈'이 있었죠.

- 사막 마라톤과 남극 마라톤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일반적인 사막 마라톤의 경우 횡단 개념으로 보통 250KM를 정도 달리게 됩니다. 하지만 남극 대회의 경우 카레이싱을 연상시키 듯 일정 구간의 제한된 코스를 시간을 정해놓고 계속 반복적으로 도는 서킷레이스 방식으로 진행이 됐습니다. 반복된 코스를 돌 다보니 참가자 입장에서는 단조롭고 재미가 없었죠.

하지만 남극의 현지 상황을 고려한다면 안전상 어쩔수 없는 선택이 었다고 봅니다. 남극이요, 겉으로 보기에는 펭귄과 빙산 등 으로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입니다. 하지만 그 내면은 상당히 끔찍하고 위험한 곳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한순간에 인생이 막을 내리죠.






- 대회 기간에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남극에서 3가지 커다란 사건·사고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뱃멀미인데요. 남극을 오가는 전체 11일 일정 중에서 시간상으로 7일을 배에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하필 저희가 갔을 때 기상 상태도 안 좋고 파도가 너무 심해서 뱃멀미를 많이 했죠. 처음 이틀간은 밥도 못 먹고 화장실에 살다시피 했습니다. 저는 사람이 자다가도 뱃멀미를 할 수 있다는걸 처음 알았고요, 대부 분 모든 승객들과 선수들이 죽다 살아났죠.

두번째는 짐 분실사고 인데요. 아메리칸에어를 타고 미국에서 아르헨티나에 도착을 한 한국 참가자 5명 중 3명의 짐이 현지에 도착을 안했습니다. 그래서 저를 포함한 3명은 어쩔 수 없이 기본 장비만 가지고 뛰었죠. 정말로 살아난 게 기적이고요. 후유증으로 약간의 동상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세번째는 여객선 침몰. 저희가 탄 배의 근처에 남극 여객선이 빙산하고 충돌해서 침몰했습니다. 저의 배도 구조 신호를 받고 구 조하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마라톤 일정이 변경이 되고 대회에 차질이 생겼죠.










- 의미는 없겠지만, 몇 번째로 완주하셨나요?

저는 전체 참가자 14명 중 10등을 했습니다. 대회 참가자 14명 중 2명은 비행기를 못 타서 현지에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안병식씨가 3등을 차지하는 큰 수확도 있었습니다.

- 완주하셔서, 사막 마라톤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시게 된 거네요.
네, 이번 남극 대회를 완주하면서 사막 마라톤 그랜드슬래머 명단에 이름이 올라갔습니다.

- 남극 마라톤대회를 완주한 소감 어떠세요?
이종격투기선수인 추성훈 선수가 대회를 마치면 항상 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주도 사이고(유도 최고)! 인데요. 저도 그 비슷한 표현으로 '남극 최고!'라 말하고 싶네요.










- 다음에는 또 어떤 도전을 하실 건가요?

남극 마라톤 완주는 도전의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남극 마라톤 완주와 사막 마라톤 그랜드스램 달성은 이제 겨우 제 인생의 작은 숙제를 마쳤을 뿐입니다.
이 세상은 넓고, 별의별 진귀한 도전과 모험이 가득 넘치기에, 저는 이제부터 또다른 도전을 시작합니다. 내년 2월의 베트남 정 글, 산악 마라톤, 알프스 횡단 산악 마라톤 등을 준비하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2달 반 동안을 뛰는 미국 횡단 마라톤 대회를 참가하려 합니다. 아마도 평생을 두고 대회를 빙자한 여행을 계속 할 것 같습니다.

사진제공= 유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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