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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폰 시볼트의 <조선견문기>에서 알 수 없는 조선 이야기

제주큰동산 2008. 5. 12. 10:33

폰 시볼트의 <조선견문기>에서 알 수 없는 조선 이야기

최두한 칼럼

 


 폰 시볼트는 독일의사였다. 무슨/어떤 배를 탔다는 말은 없지만, 1823년 2월부터 1830년까지 7년 동안 일본의 출도(出島: 데지마)에서만 활동했다는데, <조선어사전>을 편찬도 했다고 한다. 이 <조선견문기>는 폰 시볼트가 <일본>전9권 가운데 제5권<조선>편만을 번역한 것이다. 류상희(柳尙熙)씨가 번역한 박영사 출판(1987년)의 것인데, 여기에 소개하는 내용은 그 책의 제2장 pp.38-40에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원문이 실려있지 않아 그 진위를 알 수 없지만, 다음 기회에 원문을 확인하기로 하고, 일단 이 글은 조선(Dschao-sian/Tsio-sien/Tsjoo-zen/Tsjao-zen)이라는 나라가 한반도라고 풀이되어있다. 그 내용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다시금 떠올린다.
첫째, "한반도는 북위 34도에서 43도에 걸려 있으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북쪽은 압록강, 두만강 및 장백산으로, 이 나라의 자연의 경계를 이루며, 전국토의 크기는 남북으로 27일간, 동서로는 10일간 소요될 정도이다."고 하였다.
이것은 한반도의 설명으로는 만점짜리이다. 그러나 그 뒤로 10째줄부터 이어지는 설명에는 상당한 이견이 나오게 되며, 한반도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둘째, "지도에 의하면, 앞서 기술한 두 개의 큰강(압록강/두만강)은 이 산(장백산)에서 뻗어내려오며, 이 산이 얼마나 높은가를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조선의 동쪽에 이어지는 산맥에서 몇 줄기의 강이 뻗어나오며, 여기에는 수도에서 하루정도 거리인 황해(黃海)로 흘러들어가는 한강(漢江)과 부산에서 조선해협으로 흘러들어가는 진강(晉江: 洛東江)을 들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지리적 환경의 핵심이 장백산이며, 그곳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강을 말하고 있다. 바로 그런 강이 한강/진강(낙동강)이라는 말이다. 한반도에서는 한강은 태백산에서 흘러 서쪽 황해로 들어가며, 진강이란 이름은 한반도에 없지만, 번역자는 낙동강이라고 설명을 붙였지만, 그것은 태백산에서 남쪽으로 대마해협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이 장백산-백산-설산-음산(산맥)으로 풀면, 그 큰강은 황하이며, 압록강/두만강/한강/진강/낙동강(낙수)은 모두 황하로 들어간다. 또다른 하나의 설명은 한강=상간하(桑乾河)도 되는데, 이것은 동쪽으로 흘러 황해(黃海)로 들어간다. 모두 산서성/섬서성/내몽고중부 지역에 관련된 강과 산이다.
셋째, 생산 식물을 말하면서, "밀/메밀/보리/수수(Panicum italicum, L.U. Echinochloa crus corvi, Palisot)/갓/유채(Brassica Sinensis, D.C. Br. orientalis L.)/무우/호박이 잘 자라며, 긴콩(Dolichos soja, th. flo. Jap)/녹두(Phaseolus rachiatas, Th. fl.)/황로(거먕옻나무: Rhus succedaneum L.)/옻나무(Rhus vernix L.)/꾸지나무(Broussonetia papyrifera, l'Her)/담배(Nicotiana Chinensis, R.S.)/풀솜(Gossypium Indicum, D.C.)/쪽(Polygonum Chinensis, L.)/대마(大麻: Vritca nivea, Th. fl.)/쐐기풀(Diospyros Kaki, Th. fl.)이 재배된다. 등자/복숭아/살구/배/석류/감이 열리며, 파인애플이 열린다. 차(茶)나무는 일반적으로 재배되지 않으며, 그 대신에 빈랑나무의 열매를 다려서마신다. 그러나 이것은 국내에서 산출되지 않고, 수입품인데, 어디에서 수입해오는 것일까? 하여간 이것은 피난차라고 불린다."고 했다.
여기서는 대체적인 것은 한반도에 맞도록 설명되었지만, 번역자(류상희)의 글을 내가 달리 새긴 것은 "파인애플"이다. 류상희씨는 그 번역문에서 "전나무(잣나무의 잘못)에서 식용의 열매가 맺힌다."고 했지만, 그 각주에 "Pinus Strobus"라고 했는데, "strobus"는, 그가 설명한대로 구과(毬果)라면, "strobilus"의 오기다. 이 "strobilus'는 "cone"과 같은 말이며, "pinus"는 "pine"이므로 이 둘의 뜻은 "pineapple/pinappel", 즉 "파인애플"(鳳梨)이다.
그리고 "빈랑나무 열매"라는 것은 "빈랑(areca palm/areca catechu/betal nut/areca nut)"이며, 그 각주에 "areca catheca"라고 했으므로 제대로 설명이 되었다.
특히 이 두 가지 파인애플과 빈랑은 한반도에서는 전혀 나지 않으며, 중국 양자강 이남에서 생산된다. <동의보감>에 보면, 령남(嶺南)사람들은 언제나 빈랑을 씹는다는 말에서 조선의 강역을 달리 볼 수 있는 것이 된다.
그런데 폰 시볼트는 "파인애플"은 조선에서 열매맺는다고 했으면서도 "빈랑"은 수입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한반도에서는 이래저래 설득력이 없지만, 중국대륙이 조선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말이다.
이 파인애플은 <새롭게 고쳐 쓴 하멜 표류기>(우석출판사)에 나오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결국 조선에는 파인애플이 있었다는 것이며, 그 조선은 열대/아열대를 포함하는 강역을 지닌 중국대륙의 조선이었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넷째, "가축은 소/말/산양/개 그리고 고양이 등이 있다. 몽과라고 불리는, 작지만 매우 강하고 내구력이 강한 특수한 말도 길러지고 있다. 산이나 들에는 사슴/토끼/여우/늑대/쟈칼(jackal)/호랑이/표범 등의 종류가 있다. ... 표범의 모피는 남방의 여러 나라에 비해서 현저하게 털이 길다. 호랑이의 모피도 특히 털이 조밀하게 난 점은 벵갈이나 순다 제도(Sunda Islands)의 것보다 훨씬 품질이 좋다. 조선에는 사향이 있어서 때때로 약이나 향수의 원료로 이용한다."고도 했다.
여기서 특별한 것은 우리는 잘 알지도 못하는 "몽과"라는 말이며, 특히 쟈칼 또는 재칼(jackal)이다. 이것은 여우와 늑대의 중간크기 동물인데, 주로 남부 아시아 및 북부 아프리카에서 살며, 사자를 위하여 먹이를 구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는 동물이다. 한반도에는 존재하지 않는 동물이다. 호랑이는 한반도 북쪽의 백두산에 산다고는 하지만, 그 백두산은 본디 음산산맥을 가리킨다. 더구나 표범은 한반도 북쪽에도 살지 않는 야생동물이다.
이 네번째의 문제는 첫번째의 문제와 매우 대조적인 지리적/환경적 설명이다. 즉 모순된 설명이다. 이런 토산물은 내가 이미 조선의 토산물에 대해서, 다른 사이트이긴 하지만, 누누히 설명한 바가 있다. 그러므로 이런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지역은 역시 중국대륙이 조선이라야 가능하다.  


폰 시볼트가 지은 <조선견문기>(박영사, 1987)에서 아직 밝히지 않았던 것을 오늘은 조선의 토질과 조선에서 나는 동물/식물에 대해 더 찾아보기로 한다.

첫째, "기후는 일본의 같은 위도에 있는 것보다 더 혹독하게 춥다. 북쪽의 산악지방에서는 겨울은 엄한(嚴寒)으로 막혀 버리고, 많은 눈이 쌓인다. 압록강과 다른 강은 사람을 태우거나 짐을 실은 말들이 건너갈 수 있을 정도로 얼어붙는다."(p.39)고 했다. 이것은 북해도(北海島)가 두만강보다도 더 북쪽에 있고 더 추움에도 반대로 설명한 것은 적어도 북해도는 일본 땅이 아니라는 말이 되며, 이에 따라 그 남족의 일본열도도 일본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말이 된다. 그리고 압록강과 다른 강도 북쪽에서는 겨울이면 얼어서 짐실은 말이 건너갈 수 있다고 했다. 한반도에서도 가능성은 없지 않다. 그러나 이곳은 일본열도가 일본이 아닐진대, 압록강과 다른 강들은 섬서성/녕하성/감숙성을 지나는 강들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바로 그곳엔 요즘도 실제로 한겨울엔 얼음이 너무 두꺼워서 해빙시에 홍수 내지 류빙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폭약으로 폭파까지 한다.
둘째, "조선을 방문한 일본인은 이 나라(조선)의 땅이 그다지 비옥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논과 밭에 벼농사는 짓지만 품질은 일본것보다 떨어진다. 특히 북부 지방에 있어서의 쌀농사의 수확은 극히 빈약하다."(p.39)고 했다. 조선이 한반도이고, 일본열도가 일본이라면, 구태어 토질의 비옥/척박함이라든지, 쌀의 품질에 대해서 지리적으로 떨어진 한반도와 일본열도와를 서로 비교할 필요가 있을까? 이것은 조선과 일본이 같은 지역인 지리적 위치 차이에서 서로 비교의 대상이 되는 표현이다. 즉 중국대륙에 조선과 일본이 함께 있었다는 말이 된다.
셋째, 닭/비들기/거위/오리/가마우지를 이들 조선인은 가축이라 하며, 또 아름다운 종류의 꿩/매/해오라기/학 등도 말하고 있다. 화계(花鷄)는 티티새류/까마귀/까치가 일본에서는 조선으로부터 건너온 새라는 사실을 나도 알고 있었다. ...호랑이나 표범의 털가죽/가오리껍질/생사/유지/ 약간의 비단 및 무명제품 그리고 인삼이 수출품임을 알 수 있다."(p.40)고 했다. 여기서는 가축의 의미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새가 티티새/까마귀/까치라는 것이다. 이 표현은 참으로 재미있는 것이다. 티티새는 지빠귀/개똥지빠귀/백설조(白雪鳥)라고 하는데, 보다 큰 까마귀는 몰라도, 그 작은 숲속의 새가 철새도 아니면서 동남쪽 그 먼 바다를 건너 일본열도로 날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대륙이 조선이고 그 동부지역(강소성/절강성/복건성 등의 해변 지역)이 일본(국가형태는 아닌 무사들의 집단임)이기에 가능한 말이라고 본다. 이런 새들의 이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참으로 조류학자에게 앞으로 확인해볼 문제다.
그리고 표범이니 호랑의 털가죽이 남방/벵갈/순다 제도 등(열대지방)에서 나는 것보다 털이 조밀하고 품질이 훨씬 좋다고 했다. 한반도에서 표범이 살았다면, 그런 털가죽의 실체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1823-1830년 사이에 표범/호랑이/재칼 등이 살았다고 했는데 그 뒤로 멸종되었을까? 지리적 환경의 변화로 그랬다면 언제쯤이었을까? 그런데 지금도 중국 남부 지역에는 그런 동물들이 살고 있다.
넷째, "[657년 7월] 서해 중국으로부터 사절이 낙타 1마리와 노새 2마리를 가지고 오다. 그들은 백제를 경유하는 귀로를 택했으나, 신라와 전쟁이 발발하여 도중에 일본으로 돌아왔다."(p.160)고 했다. 우선 가지고/몰고 온 것이 낙타/노새였다. 그리고 낙타/노새라면 뱃길로 배를 타고 올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육로였다고 보며, 그것은 그 사절이 백제를 경유하는 길이므로, 백제가 곧 중국대륙에 있었어야 가능하다. 그 지역이야 더 확인해야 하겠지만, 사천성을 중심한 양자강 이남 지역일 것이다. 전라도 익주(益州)가 사천성 성도현(成都縣)이다. 그리고 더 재미있는 것은 백제와 신라가 전쟁을 했는데 사절들이 일본으로 갔다는 것이다. 한반도로서는 참으로 불가사의/불가해/불가능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조선에 관한 폰 시볼트의 설명에서 조선에 대해 너무도 무지했다고 하더라도, 한반도에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파인애플/빈랑/재칼/표범"이라든지, "낙타/노새"의 이동과 "사절"의 이동은 중국대륙이 조선이라고 해야만이 가능한 설명이다. 이런 상당한 부분이 내가 번역하고 연구한 <새롭게 고쳐 쓴 하멜 표류기>에서 분석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는 전쟁사에서 이런 사실, 중국대륙 자체가 조선이라는 것이 밝혀질 것이다.
출처 : 폰 시볼트의 <조선견문기>에서 알 수 없는 조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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