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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큰동산 2008. 5. 31. 08:40

2008년 3월 13일 (목) 03:20   동아일보

17세기 병적기록부 속의 조선 병졸, 키작고 17%는 마맛자국


[동아일보]

평균 34세, 조총으로 무장

“17세기 조선시대 병사는 키가 작았고 얼굴엔 마맛자국이 많이 남아 있었다. 병사 가운데엔 열 살배기 병마(兵馬) 관리병도 있었고 69세 취사병 할아버지도 있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직후인 17세기 조선 병사들의 다양한 특징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 성남시 토지박물관(관장 조유전)은 17세기 충청지역의 병적기록부인 속오군적(束伍軍籍·사진)에 이름이 올라 있는 4213명 가운데 구체적인 신상정보가 기록된 3883명의 관련 내용을 분석해 12일 그 결과를 내놓았다. 속오군은 조선 후기의 지방 군대. 이번에 분석한 충청지역 속오군적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조선 병적부 가운데 가장 방대하다.

분석 결과, 병사들의 두드러진 신체적 특징은 얼굴에 마맛자국이 많다는 점. 얼굴 특징이 기록된 사람은 2260명이었고 이 가운데 마맛자국이 있다고 보고된 사람은 17.7%에 이르는 402명이었다.

고문서 전문가인 김성갑 토지박물관 주임은 “마맛자국의 정도를 다섯 등급으로 나눠 놓았다”면서 “당시 천연두가 얼마나 많이 유행했는지 잘 보여주는 사료”라고 설명했다. 이 속오군적에는 수염과 흉터 등의 특징도 자세히 기록돼 있다.

충청 속오군적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4.00척(尺)으로 나와 있는 평균 신장. 당시 보편적으로 사용됐던 황장척(1척은 34.48cm)을 적용하면 평균 신장은 137.92cm. 당시 제주 속오군적의 평균 신장 146.54cm에도 훨씬 못 미치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다. 이에 대해 김 주임은 “직접 자를 대고 키를 잰 것이 아니라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신장을 기입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보았다.

충청 속오군적에 나오는 병사들의 평균 나이는 34세였고 열 살배기 마정(馬丁·말을 관리하는 사람)부터 69세 화병(火兵·취사병)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령 분포를 보였다. 또한 병사들의 개인 무기는 조총(76.5%)과 활(17.2%)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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